이번 리뷰는 우연치 않게 테크노마트에 남아있던 물량 전체를 혼자서 매점해버렸던 게임, 언차티드 : 엘도라도의 보물입니다. 꽤 전 얘기긴 합니다만, 정발된 게임인데도 부탁받은 것 포함해서 딱 세 장을 구할 수가 없어서 몇 천원이지만 웃돈까지 줘가면서 구입했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전에 정발되었던 PS3 게임은 이렇게나 안 팔렸던거야? 싶어서 잠시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이 웃지 못할 품귀 현상이야말로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처음 스크린샷이 공개되었을 때만해도 그저그런 툼레이더 짝퉁 게임이 나오지 않겠나 싶어서 특별히 기대하지 않았었습니다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스크린샷의 화면 퀄리티가 이게 전에 봤던 그 게임인가 싶을 정도로 격하게 상승해버려서 놀랐었는데, 퀄리티가 높아지기도 하거니와
이었거든요. 트로피컬한 색감이 자랑이었던 FFX는 물론, 같은 정글을 배경으로 하는
생각해보면 달은 램버시안 라이팅인데도
CG에서 렌더링한 구보다 상당히 컨트라스트가 크다
이런 색감이 가능했던 건
정확한 감마 커렉션 덕분이 아닐까 싶은데요…. GPU Gems 3권에 수록된 The Importance of being linear라는 아티클을 보면, 물리적으로 정확한 램버시안 라이팅은 명부가 전반적으로 밝고 암부로 넘어가는 부분이 급격하게 어두워져서 대비가 높아 보이지만, 감마 커렉팅하지 않은 일반적인 CG 환경에서는 경계의 대비가 낮게 보인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달이 반달일 때의 사진과 비교해보면, 같은 조건으로 렌더링한 구보다 선명하게 명부와 암부가 갈라지지 않습니까?
개발 초기의 라이팅 방향과 비교해보면 더욱 극명하다
왼쪽은 리테일, 오른쪽은 초기 공개 스크린샷
이 아티클에선 감마 커렉션이 최종 결과물의 품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위의 스샷에서도 팔 부분의 조명이 살색에서 채도 변화가 거의 없이 암부로 순식간에 전환되는 걸 보면, 최소한
조명 공식 조정이나 후보정 등으로 조명 결과에 대한 감마 커렉션과 유사한 처리를 했으리라고 추측합니다. 조명을 대담하게 고대비-고채도로 디자인해서 태양빛 아래 정글의 현장감을 전해주는 인상적인 화면을 만들어냈는데, CG란 인상이 별로 없다는 점이 상당히 주목할 만한 부분 아닌가 싶습니다.
(제작사가 밝힌 내용은 아니니 어디까지나 추측이긴 합니다만)
셔츠 등짝의 주름이 걸을 때마다 변합니다
(노말맵 좌우 반전해서 블렌딩하는 간단한 처리긴 합니다만)
근데 언차티드란 게임이 섬세한 라이팅 디자인에 대한 얘기만 하면 그래픽 표현에 대해서 언급할 게 끝나는 그런 게임은 아니거든요. 배 위에서 진행되는 극초반은 좀 후줄근하니까 제끼고 보면, 움직임에 따라서 변하는 셔츠 주름이라든가, 주인공이 물에 들어갔을 때 청바지나 셔츠가 잠긴 부분 만큼 젖은 묘사가 되는 점이라든가, 움직임에 반응하는 충실도가 높은 수풀 메시라든가, 엄청난 텍스처 밀도라든가, 하여튼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시점에도
세기 힘들 정도로 놀랄 만한 것들이 넘쳐나는 게임이란 말이죠, 이거.
도대체 이 건물 벽 어디에 텍스처 반복이?
게임 플레이 얘기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기술적인 얘기만 언급하는 것 같아서 뭣하긴 한데, 그래도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면 텍스처링입니다. 언차티드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화면에 텍스처의 반복이 보이지 않도록 구성해 놓았는데, 이게 기어즈 오브 워나
바이오쇼크[manari:vu] 같은 언리얼 엔진 게임 같이 그라임 맵으로 배리에이션 주고, 한 화면에 텍스처 프랍 반복은 두 번까지,
간식은 1000엔까지 (바나나 비포함) 뭐 이런 정도로 처리한 수준이 아니라, 지형에나 쓰는 줄 알았던 텍스처 스플래팅을 무지무지 잘 써먹고 있다는 점이 재미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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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줄 두 개의 텍스처를 아래왼쪽처럼 섞으면 오른쪽 아래 텍스처 스플래팅[cbloom.com]에 대해서 익숙치 않은 분들을 위해서 그림 한 장을 넣어봤습니다. 길게 설명 드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명확하지 않나 싶은데, 지형 같은 곳에 텍스처를 무한정 사용할 수는 없으니까 두 종류 이상의 텍스처를 반복시켜놓고 적당한 마스크 값에 의해서 섞어서 배리에이션을 주자…라는 거지요. |
노말맵과 디퓨즈를 모두 스플래팅!
벽면을 스플래팅이라고 생각하고 바라보면 단서가 좀 잡히는데, 왼쪽을 보면 기본적으로 반복되는 흰색 벽을 작은 벽돌 질감과 스플래팅하고 있고, 오른쪽을 보면 같은 흰색 벽과 큼직한 벽돌, 두 가지 질감을 큰 벽돌 모양에 맞춰 스플래팅하고 있습니다. 한편 가운데를 보면 디퓨즈는 같은 흰벽 무늬를 사용하면서 노말은 큼직한 벽돌 쪽을 사용해서 점진적으로 배리에이션을 주고 있는 걸 알 수 있는데, 얼핏 봐서는 전혀 반복을 찾을 수 없게 만들어주는 이런 교묘한 기법 덕분에
화면 전체적으로 텍스처가 풍성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없는 게임 플레이가 없는 백화점식 구성 ㄱ-
근데 또 이 게임이 말입니다, 그래픽 효과만 넘쳐나는 게임이 아니란 게 사실 더 큰 문제(?)인데, 두 번 써먹는 게임 플레이가 손으로 꼽을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백화점식으로 다양한 플레이 컨텐츠를 제공해주는 것에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큼직한 것만 골라봐도 기어즈 오브 워 식의 엄폐 TPS, 갓 오브 워 스타일의 2D 플랫폼 액션, 3D 플랫폼 액션, 툼 레이더 식 어드벤처 퍼즐, 벽타기, 제트 스키, 근접 격투, 차량 추격전…등등 정말로 다양한 플레이를 아낌없이 제공하는 것이 놀라워요.
너티독의 2004년작 잭3
근데 이런 다채로운 플레이가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진 건 아니란 걸 알 것도 같은 게, 제작사인
너티독[.]이 상당히 오랫동안 크래시 밴디쿳이나 잭앤덱스터 같은 플랫폼 액션 게임을 만들던 회사잖습니까? 부끄럽게도 플랫폼 액션 게임은 애들이나 하는 거지…라는 생각하면서 진지하게 플레이해본 적이 없어서 너티독의 플랫폼 액션 게임은 해본 적이 없는데, 제작사가 다르긴 하지만 최근에 PS3로 발매된 플랫폼 액션인 라챗앤클랭크: 퓨처를 해보니 이게
놀라울 정도로 플레이가 다채롭더란 말이죠.
PS 진영의 또 다른 플랫폼 액션 게임, 라챗앤클랭크 : 퓨처
시작하자마자 배경 밀도에 놀라고, 화면에 가만히 멈춰서 있는 캐릭터가 없을 정도로 애니메이션이 풍부하단 점에서 또 놀라고, 이어서 잘 짜인 기본 근접 전투 액션에 놀라고 나면, 젯셋라디오퓨처 풍의 점프 액션, TPS 플레이, 다채로운 무기, 식스액시스를 활용한 낙하 등등 종류가 다른 게임 플레이가 너댓개 연속으로 이어지는데, 그 뒤로도 계속 다른 게임 플레이가 나오는 점에서 진심으로 놀라버렸습니다. 한 마디로 플랫폼 액션 게임이란 게
플레이 컨텐츠가 풍부하다는 특징으로 장르화되어있더란 말입니다.
주인공 애니메이션이 중에 잠수함에서 한 번만 쓰고
다시는 안 쓰는 애니메이션이 있어서 또 충격
일단 플랫폼 액션이란 걸 해봤으면 월드 빌딩과 레벨 디자인에 대한 노하우는 먹고 들어가는 거고, 거기에 다양한 게임 플레이를 만들어본 경험도 있고, 그러다가 차세대기를 만나서 가지고 있던 역량을 모두 발휘하면서 신기술 도입…. 너티독이 언차티드를 만든 과정은 대체적으로 이런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은데, 경험이 쌓이면 한 번 쓰고 버리는 게임 플레이를 넣을 정도로 여유가 생기나 싶어
이런 게 개발 역량의 갭? 이란 생각이 들면서 좀 슬퍼집니다.
자꾸 이렇게 혼자만 잘 만들지 말란 말야
그나마 위안이라면 게임 플레이가 풍부하긴 하지만
"이것이 언차티드만의 게임 플레이다!"라고 보여주는 게 없다는 점이라고 할까요? 이건 라챗앤클랭크:퓨처에서도 느껴지는 거긴 한데, 연출이라든가 게임 진행 등은 차세대 감각인데 게임 플레이 자체는 레트로한 것들과 최근 히트작의 특징적인 것들을 재탕해서 버무려놓았다는 인상을 받는단 말이죠. 근데 재밌는 액션이란 게 사실 갯수 뻔한 거고, 그런 뻔한 플레이들을 완성도 높게 모아두는 서비스 정신이야말로 액션 게임 만드는 시작점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보면 게임 만드는 입장에서 복잡한 심경이기도 하고….
뭐 하여튼 이 언차티드:엘도라도의 보물은 게임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면 누구든 가리지 않고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게임 개발자라면 더더욱 그래픽과 게임 플레이 양쪽 모두 빼놓지 않고 체크하셔야 하지 않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