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mpson's'니까 심슨 가족이 맞죠? 옛날의 저라면 절∼대로 안 했을 게임, 심슨 가족 게임판의 리뷰입니다. 심슨 가족을 접해본 적이 없는 분을 위해서
먹보에 바보같은 아버지 호머 심슨, 과격할 정도로 도덕적인 어머니 마지 심슨, 바보에 말썽꾸러기인 장남 바트 심슨과 지적이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장녀 리사 심슨, 그리고 아기인 차녀 매기 심슨으로 이루어진 심슨 일가가 스프링필드란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여러 미디어나 미국 사회, TV 등 온갖 것들을 풍자하고 패러디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
지금껏 가장 쉬운 도전과제 게임을 시작하려고 타이틀 화면에서 스타트 버튼을 눌렀더니 도전과제 5점 짜리가 하나 달성되더군요? 아니 이거 뭐야하고 엑박 버튼을 눌러보니 버젓이 이런 게 떠서 폭소했습니다! 센스가 범상치 않다?라고 생각하고 플레이를 시작했더니만…. |
첫번째 에피소드의 플레이 영상,
게임 전체적으로 상당한 분량의 애니메이션이 포함
초콜릿 과자 세상에서 호머가 초콜릿 토끼들을 잡아먹으면서 뚱보가 되어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첫번째 미션을 클리어하면, "꿈이 아냐, 꿈이 아냐…젠장, 꿈 맞잖아! 인생은 불공평해. 내가 원하는 건 원없이 먹고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뚱보가 되는 능력인데, 그게 그렇게 큰 욕심이냐, 이 빌어먹을 현실 같으니!
(Damn you, reality!)"라는 대사를 치는데 웃다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플레이하는 당시에는 웃느라 깜빡하고 있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호머가 뚱보로 변신해서 굴러가는 거, 완전히 동그란 모양으로 굴러가는 게 아니라 주변 환경에 따라서 모양이 변하던데 어떻게 만들었나 싶더군요. 화면은 좀 후져보이지만 어쩌니 저쩌니해도 EA 게임이니까 소프트 바디 물리 시뮬레이션이라도 했을까 생각하고 구글링해봤습니다.
|
SIGGRAPH2007 논문 기반의 소프트바디 물리 엔진 데모 영상, 출처는 RealMatter.com PS3 오리 데모도 그렇고 뭔가 새 기계 나올 때마다 뻔질나게 등장하는 게 소프트바디 시뮬레이션인 터라 소프트바디 시뮬레이션이 마치 익숙한 기술인 양 착각을 하고 있었는데, 막상 곰곰히 생각해보니 상용화된 제품이 나온 기억은 없더란 말이죠. 찾아보니 2006년 10월쯤 gamedev.net[.]에 PC용 소프트바디 시뮬레이션 엔진이 소개된 적이 있더군요.
원전을 따라가보니 무려 코넬 박스로 유명한 코넬 대학의 Alec Rivers[.]란 친구가 만든 모양인데, 소스 코드와 데모가 모두 공개되어 있어서 우와하고 봤더니 특허가 걸려있군요. FTA 타결 전에는 써도 괜찮지 않을까? 홈페이지도 유머가 있고, 얼굴 보아하니 나이도 그리 많지 않아보이는 친구인데 참 똑똑한 모양이군요. 저 나이에 똑똑한 데다 시그라프까지 나가다니 아 배 아파. |
호머의 뚱보가 되는 수퍼파워,
대단치 않아보이지만 만드느라 머리 좀 썼을 거
하여튼 실시간으로 PC에서 돌아가는 솔루션이 있으니 심슨 가족 게임에서 이걸 바로 사용했을 지는 모르겠지만 유사하게 구현이 가능했겠다 싶긴 합니다. 아, 정말이지 제작사들이 신기술 채용하는 속도에는 방심할 수가 없어요.
기술 관련된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하여튼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서;;;
첫 스테이지를 마치고나니 그냥 마을에서 돌아다닐 수 있길래
Grand Theft Auto[.]나
크랙다운[.] 같은 류의 샌드 박스 게임인가 싶었는데, 좀 더 해보니
슬라이 쿠퍼[.]라든가
라쳇과 클랭크[.] 같은 노골적인
플랫폼 액션 게임[위키피디아]이더군요. 그런 주제에 스프링필드 마을 전체를 돌아다닐 수 있게 맵을 만들어두다니! 배경이 넓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사실인데, 이렇게 마을 만드는 것, 그다지 돈 안 드는 모양이예요?;;;
심슨 가족 게임의 대략적인 이야기는 심슨 가족이 스프링필드가 게임이 되어 자신들이 수퍼 파워를 가진 게임의 등장 캐릭터가 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심슨 가족이 수퍼파워를 사용하여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에 맞서 싸우다가 외계인 퇴치가 여의치 않으니까 수퍼파워로 원작자와 신을 찾아가서 싸우는 철학적인
(?) 스토리가 전개되는데, 원작을 한 편도 본 적이 없어서 원래 애니메이션이 이런 분위기인가 모르겠습니다만, 패러디 센스가 눈물 나는군요.
외계인과 맞서 싸우는 데 능력이 딸리니까 바트와 리사가 게임 엔진 속으로 들어가서 파워업 하는 Enter the Cheatrix 같은 스테이지라든가, 마지가 Grand Theft Scratchy란 게임을 발매하지 못하도록 군중을 선동해서 GTS의 광고판을 부수는 스테이지라든가, 외계인의 조종을 받는 대형 도넛 가게 마스코트 캐릭터 동상과 싸우는 스테이지라든가, 하여튼 쉴새없이 이어지는 패러디가 대단합니다.
게임의 하이라이트!
8비트 버전 심슨 게임 캐릭터를 없애버리려고 윌 라이트가 등장하자 호머가 "Oh my God! It's a nerd!"하고 외치는 장면에선 정말 뒤집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심지어 Shadow of the Colossal Donut 스테이지는 공략법까지 완다와 거상하고 동일해요! 하지만 역시 압권은 제작자를 만나기 위해서 카드 키를 찾으러 가는 메달 오브 호머, 네버퀘스트, Grand Theft Scratchy, Big Super Happy Fun Fun Game, 이 네 개의 스테이지입니다.
특히나 메달 오브 호머나 네버퀘스트는 도중에 2D RPG를 패러디한다든가, 호위 미션 같은 거 재미없지 않아? 라는 식으로 비트는 센스가 정말이지 압권입니다. 앞의 세 게임은 각각
메달 오브 아너[ea.com],
에버퀘스트[.], GTA를 패러디하고 있다는 게 뻔한데, 마지막 Big Super Happy Fun Fun Game은 뭐지?하고 플레이 시작했더니
파라파 더 래퍼[.]나
괴혼[.] 같이 '세상사 너무 행복해요' 같은 세계관의 일본 게임들 패러디군요.
머리만 둥둥 떠다니는 너, 다마네기 선생이지
정말이지 그래픽 스타일이 바보같다는 둥, 너무나 교육적인 내용이라는 둥, 스토리 전개가 뜬금없다는 둥, 일본 게임을 엄청나게 놀려대는데, 진행 설명해주는 목소리는 다마네기 선생 말투고…. 마지막에 있는 파이널 판타지 스타일의 턴제 보스전은 쓰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이게 비딱하게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북미인들이 일본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는 의미에서 이 스테이지는 꽤 유익하지 않았나 싶어요.
게임 클리셰를 지적해주는 센스!
그 외에도 상자를 부수거나 드럼통이 폭발하거나 레버를 당겨서 문을 열 때마다 '아, 이런 아이디어, 너무나 너무나 독창적이군요'하면서 게임의 클리셰를 지적한다든가 하는 부분도 재미있습니다.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런 클리셰만 갖고 게임 만든 거 아냐? 앙?) 객관적으로 따졌을 때 플레이 볼륨도 적은 편이고, 플랫폼 액션 게임으로서의 재미가 그렇게 뛰어나다고 볼 수도 없는데, 북미 사람들이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된 것이 소득이라고 할까요. 아, 애니메이션 심슨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간 것도 소득이군요. 애니메이션도 찾아 봐야겠어요.
심슨 가족 게임이긴 하지만 패러디 대상이 워낙 게임인 터라 애니메이션 팬 분들이 재미있게 하실 수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심슨도 좋아하고 게임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있달까요, 게임 플레이를 즐기는 게 아니라 패러디나 기타 유머를 즐기는 독특한 게임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쉽게 권해드리기는 힘든 게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좀 듭니다.